"결론이 시시하네."
였다.
책을 덮자 그제야 오늘 신문이 아직 문밖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검찰, '노인회 공천추천서' 뒷북 수사1면 헤드라인만 봐도 나라 돌아가는 꼴이 대충 감이 잡힌다. 요즘은 신문 읽는 게 힘이 든다. 한겨레 후원하는 마음으로 그저 1면 기사나 훑어보거나 아니면 가끔 눈에 들어오는 특집 기사를 들춰보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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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사절로 접어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던져놓고 이불호창과 베갯잇을 벗겨 세탁기에 집어넣었다. 몇 주 전부터 별러오던 이불 빨래를 오늘 해야겠다고 결심한 건 어제저녁 뉴스의 일기예보를 보면서였다. 오늘만큼이나 날씨가 좋았던 어제 이 시각에는, 전날 프로야구 올스타전을 보기 위해 무리하게 인천 문학구장까지 다녀온 여파로, 바로 지금 세탁기 속에서 회전하고 있는 저 이불 속에 파묻혀 뭉기적거리고 있었다.
새삼스럽게 소설을 손에 잡게 된 것도 일요일의 인천행 때문이었다. 지하철로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를 심심치 않게 달래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약속시간에 늦어 부랴부랴 챙기느라 깜빡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집 책장에 얌전하게 꾲혀 있는 인문 서적 중에서 <서울은 깊다>나 <미학오디세이>를 우아하게 뽑아들고 나섰겠지만, 불행히도 엘리베이터를 내려 50미터가량을 걸어 나온 뒤에야 아차 했다. 다시 집까지 돌아가기는 싫어서 집 근처 도서대여점에서 대충 눈에 띄는 대로 골라잡은 게 <달콤한 나의 도시>였다.
연재되는 동안에도 출간되고 나서도 출판계의 화제를 모았던, 최근에 드라마로도 방영이 되었다는 이 소설을 이제야 읽었다는 것은, 비록 달랑 7개월 동안이었지만 문학전문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던 경력은 차치하고서라도, 상당히 뒤늦은 감이 있다. 나에겐 어차피 킬링타임 용이었다.
소설은 적당히 가벼운 선에서 30대 미혼 여성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여자 소설'임을 알 수 있었다. 일, 사랑, 연애, 섹스, 동거, 결혼. 나의 경험 여부와는 별도로, 소설 속에서 펼쳐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줄줄이 공감 가는 내용이었다. '서울 거주 30대 미혼 여성'이라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그렇게 살아가는 걸까. 애초에 해피엔딩이 아닐 거라는 것쯤은 예상할 수 있다. 이런 남자 저런 남자들을 만나다가 결국에는 정반합의 결론을 내는 대개의 여자소설이 그렇듯이. 결론을 예상했기 때문에 막바지의 반전(?)도 그닥 놀랍지 않았다. 이렇다 할 충격이나 감동, 깨달음은 아니었지만 나름 소중한 위로는 얻을 수 있었다. 나와 같은 인생의 시기에서 좌절하고 갈등했을 한 사람의 위로. 서정주 시인의 시구처럼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하는 나지막한 목소리.
한때 소설을 쓰겠노라고 스토리와 플롯을 구상하던 시절이 있었다. '글 잘 쓴다'는 남들의 칭찬 몇 마디에 한껏 우쭐해져서 겁 없이 깝죽거리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구상해댄 이야기를 단 한 줄도 쓰지 못했다. 소설은 말하자면, 친구의 이름을 사칭해서 고백하는 나의 비밀이야기 같은 것이다. 임의로 설정된 배경에서 가상의 인물들이 등장해 펼치는 '있을 법한 이야기'는 사실은 소설가의 기억 한 구석에 크든 작든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신인 작가일수록 그 기억에의 의존도는 훨씬 높을 것이다. 그 때문에 대다수 신인 작가의 첫 작품은 대개 자전적 소설이라고 한다. 내 안에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이야기들이 쌓이면 시나브로 흘러나와 그게 소설이 되는 게 아닐까. 나는 그런 식으로 나의 내면을 온전히 드러낼 용기도 자신도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요즘은 소설을 공부하고 있다. 20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사이 지금은 도서관의 외진 서가에 뽀얗게 먼지만 쌓여가는 낡은 이야기가 되었지만, 거기에도 사람이 있고 사건이 있다. 오늘 오랜만에 동시대의 소설을 읽으며 소설 본연의 기능-재미-을 만끽하고 나니 새삼 그 시대의 사람들이 궁금해진다. 고전이, 박제된 과거의 유물이 아닌 오늘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문화가 되게 하겠다던 몇 해전 나의 포부를 문득 다시 떠올려본다. 더불어, 요즘 나오는 소설도 가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 킬링타임 용이면 어때. 소설은 어차피 재미로 읽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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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 드라마 인기라고 들었는데 어찌어찌하여 시간이 잘 맞지않아 보지 못했어요.
원작이 있는 드라마였군요.
저도 킬링타임용으로 구매하렵니다.^^-
어제 내친 김에 드라마도 두어 편 다운 받아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소설이 더 낫더군요.
최강희는 좋아하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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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보고 한달음에 왔습니다.
오늘 날씨가 참;;; 하루종일 끈적끈적 하더군요.
왠지 올 여름은 물 구경도 못할것만 같아요.
말씀하신 드라마,소설 역시 구경도 못한것인듯...
오랜만이라 더 반가워요...건강하게 지내세요. ^- ^)/-
입추도 지났다는데 왜 이리 더운 건지.
하루 종일 에어컨만 끼고 있습니다.
새벽에 비가 많이 왔으니 오늘은 좀 선선하려나요.
알다리님도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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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글 써봐요. 잘 쓰잖아. 포기같은 걸 왜 하는거야?
말했잖아요. 언니는 잠시 움추린 귀여운 개구리~^^
연못이 아니라 저수지도 뛰어 넘을 수 있다구!!!
바다까지 가는거야~~!
아자아자!!!
(난 전철에선 웬만해선 전공책 읽지 않아요.ㅋ 요즘은 '조선왕 독살사건' 읽는다네.ㅋㅋ)-
어허 위에 실컷 써놨잖소.
난 안된다니까~ ㅋㅋ
조선왕 독살사건 캐실망이었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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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왔습니다!
블로그 주소도 바꾸고 새로 블로그 문을 열었답니다.
이제 블로그에서 다시 자주 뵈어요ㅠ
(혹시 모르실까봐 저는 '와니'입니다 ㅎㅎ;)-
와니님~ (이라고 불러야 할지 Mr.Met이라 불러야 할지 고민되지만 일단 부르던 대로 ㅎㅎ)
와니님 블로그 가끔 들렀었는데 한참 잠잠하시더니 다시 활동(?) 시작하셨군요!
아 이런 댓글이 너무 늦었어요.
요즘 정신이 없어놔서 블로그 방치상태... ㅠ.ㅠ
잘 지내시나요?
조만간 답방 갈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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