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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나의 명함

Posted 2007년 12월 12일 20시 53분, Filed under: 일상
오늘은 대전에 있는 원자력연구원과 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알제리 사람들, 루마니아 사람, 파키스탄 사람을 만나고 왔다. 알제리 사람들은 활기찼다. 본국에 돌아가면 친구들에게 자랑을 해야된다며, 동행한 사진작가에게 자신들의 얼굴이 잘 나오게 찍어달라고 주문할 정도였으니. 루마니아 사람은 까칠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옆에서 계속 셔터를 누르고 있던 사진작가에게 "No more pictures, it's enough"라고 말하며, 싫은 내색을 거침없이 내보였다. 파키스탄은 핵무기 보유국이라고 들어서 좀 무서웠는데 파키스탄 사람은 의외로 다정했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루마니아 사람이 자신의 명함을 내게 건냈다. 루마니아 원자력규제운운하는 기관의 헤드 어쩌고 하는 직함이었다. 나도 그에게 명함을 건냈다. 내 명함은 텐바이텐에서 언제더라, 암튼 한참 전에 구입한 공(空) 명함에 이름과 연락처만 적어 넣은 것이다. 정식으로 인쇄된 명함이 아니라 건내기가 조금 머쓱했는데, 그 까칠한 루마니아 사람이 내 명함을 받아들고 한참을 쳐다보더니 "It's good"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딱딱한 사무용 명함이 아니여서인지, 내 명함이 사실 다정하긴 하다.
 

물론 인터뷰를 시작하자 다시 까칠한 분위기로 돌아서긴 했지만, 내 명함을 받아들던 순간 그가 보였던 호감에 힘 입어 이런저런 질문들을 실컷 할 수 있었다. 시간만 넉넉했더라면 더 많이 물어봤겠지만, 대전에서 서울은 자동차로 이동하기에 썩 가까운 거리는 아니다.

멀리까지 가서 두 건이나 취재를 하고 온 덕에 아주 녹초가 되긴 했지만, 내 명함이 그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다는 것, 그리고 지방 취재는 출장비가 따로 나온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기로 했다. 지난주에 했던 첫번째 인터뷰보다는 조금 나아진 것 같긴 하지만, 글쎄, 인터뷰 녹음 파일을 듣다 보면 또다시 나 자신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싫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모두 내일로 미루고, 오늘은 일단 고생한 나 자신을 위해 푹 쉬어주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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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12일 20시 53분 2007년 12월 12일 20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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